화려한 조명 아래, 빛나는 스타들의 모습 속엔 누구나가 꿈꿔온 미래의 내 모습이 있다. 청소년기, 마음을 홀딱 빼앗은 화려한 스타들은 판타지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이 되고, 또 연인이 되기도 한다.

무대는 90년대 초를 배경으로 청소년들의 이러한 심리를 담아냈다. 외국의 유명한 POP가수 줄리아의 내한공연은 폭발적인 인기로 금세 매진되고, 표를 구하지 못한 학생들 몇몇이 의기투합하여 일을 도모한다.

하룻밤 지하 창고 안에 숨었다가, 당일 날 공연장으로 잠입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무대 특수 효과 장치의 폭발로 창고의 출입구가 봉쇄되고, 아이들은 호흡 곤란과 극도의 불안감으로 공황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들이 진정으로 열광하고자 하는 대상은 팝스타 줄리아가 아닌, 바로 자기 자신임을 깨닫게 된다. 줄리아에 대한 열광은 곧 자신을 향한 사랑임을 뒤늦게 깨닫는 것이다.

이 공연은 전자음악에 익숙한 ROCK뮤지컬과 달리, 피아노와 기타 등 어쿠스틱한 악기를 실제로 연주함으로써 언플러그드 음악극이란 형식을 만들어냈다.

소극장에 울려 퍼지는 작은 울림을 통해 우리 모두가 겪었던 성장의 아픔, 청소년기를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11월 27일부터 2011년 3월 27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천공의 성. 02)745-761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