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 이야기 7테마로 꾸며 작품과 해설ㆍ관련 음악 감상

'초원의 봄날' 1961. 석판화 54×75.2cm. 실비마조컬렉션, 부키느리드랭스티튜, 파리. ⓒ Marc Chagall/ADAGP, Paris-SACK, Seoul, 2010 Chagall(R)
1967년 샤갈(1887~1985)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공연하는 모차르트의 <마법의 피리>를 위한 커튼을 만들었다.

샤갈은 함께 융합된 소리와 색채가 전체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광경을 생각하면서 모차르트 오페라의 음조를 진실되게 표현하기 위해 막과 의상들을 여러 차례 다시 만들었다. 미술가들이 모차르트의 음악과 색채 사이의 일치를 그토록 정확하게 표현하는 데 성공한 경우는 샤갈 이전에는 좀처럼 없었다.

샤갈은 또한 12음기법으로 현대음악에 영향을 미친 스트라빈스키와 오페라 등에서 음악과 무대 연출자로 함께 일했다.

20세기 색채회화의 독보적인 화가 샤갈은 음악을 삶의 기저로 삼고, 미술에 반영했다. 러시아 유대인인 샤갈에게 음악은 숙명과도 같은 존재였다. 유대교는 춤과 음악을 통한 종교적 융화를 추구하였는데, 샤갈은 그런 종교적 의미를 작품에 자주 부여하였다.

그래서 샤갈의 삶, 작품에는 음악과 미술이 교감하고 투영된 흔적이 뚜렷하다. 1908년 작품부터 지붕 위에 올라앉은 바이올리니스트가 등장하는 것이나, <음악>이란 작품에 둥실 떠올라 세상을 지휘하는 음악가의 손에 모차르트 악보가 쥐어져 있는 것은 대표적인 예다.

'두 비둘기' 1925. 종이에 수채 과슈. 51.3×41cm. 라로크그라노프갤러리. 파리. ⓒMarc Chagall/ADAGP, Paris-SACK, Seoul, 2010 Chagall(R)
이러한 샤갈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풍성한 전시와 프로그램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일보 주최의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과 샤갈의 작품을 테마로 한 ‘작은 음악회’이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유희영)은 지난 3일 개막한 <색채의 마술사, 샤갈> 전에 맞춰 미술작품과 해설, 음악을 묶은 작은 음악회를 꾸몄다. ‘색채의 마술사 샤갈, 음악으로 만나다’란 제목의 이 특별한 행사는 미술해설가 윤운중의 진행으로 샤갈의 작품들과 그의 일생에 대해 듣고, 이와 관련 있는 음악들을 감상한다.

음악회는 샤갈의 이야기를 주제로 7종류의 테마로 꾸며질 예정이다. 샤갈의 대표 작품들과 특별전에 전시되는 작품의 일부도 소개된다.

첫 번째 테마에서는 봄을 주제로 그린 샤갈의 작품 해설과 함께 비발디의 사계 중 ‘봄’과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1악장이 피아노 3중주로 연주된다. 일곱 가지의 테마 중에는 샤갈이 참여한 발레극 <불새>의 무대장식과 의상, 오페라극장 벽화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된다.

특히, 다섯 번째 테마는 방학을 맞이한 어린이 관객을 위해서 샤갈이 그린 동물 그림들과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감상으로 구성된다.

'아라비안나이트의 네가지 이야기', 삽화7. 1948.석판화, 43.5×33cm. 프랑스 국립도서관, 파리. ⓒMarc Chagall/ADAGP, Paris-SACK, Soul, 2010 Chagall(R)
그밖에 두 번째 테마 샤갈의 <야상곡>, <달빛>과 쇼팽의 <야상곡(녹턴)>,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일곱 번째 테마 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헤레자데>는 같은 주제와 상징을 음악과 미술이 어떻게 교감하는가를 경험하게 한다.

이 작은 음악회는 윤운중의 박식한 해설로 음악을 사랑한 화가, 샤갈의 인생과 그가 남긴 명화, 관련 있는 음악가와 명곡들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다.

내년 2월까지 10회에 걸쳐 서울시립미술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되며, 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사전 접수 후 관람 대상자(매회 150명)를 추첨한다. 문의 02)2124-8923


테마1. 12월 1일. 오후 7시
작품해설 :샤갈의 <초원의 봄>, <봄>, <여름, 정오>, <한 여름 밤의 꿈> 등
음악 :비발디 사계 <봄>, 베토벤 바이올린 소타나 5번 <봄> 1악장, 멘델스존 <결혼행진곡> 등

테마2. 12월 9일 오후 7시
작품해설 :샤갈의 <야행성의>, <야상곡>, <황홀한 플룻의 기억>. <달빛> 등
음악 :쇼팽 <야상곡(녹턴)>, 비제 <아를의 여인>, 베토벤 <월광소나타> 등

서울시립미술관 작은 음악회 프로그램
테마3. 12월 15일 오후 7시
작품해설 :샤갈의 <무대배경작품 및 의상들>,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벽화> 등
음악 :모차르트 <마술피리–밤의 여왕 아리아>, <마술피리–파파파 파파게노 파파파 파파게노> 등

테마4. 12월 23일 오후 7시
작품해설 :샤갈의 <알레코 배경막 4개>, <백합아래 연인들>, <커다란 흰 꽃다발 속의 연인들> 등
음악 :싱어송라이터&기타리스트 루빈, 팝피아니스트 윤한의 연주

테마5. 2011년 1월 6, 13일 오후 4시
작품해설 :샤갈의 <꼬리 잘린 여우>, <두 마리 비둘기>, <공작새>, <암탉 위의 신부> 등
음악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등

테마6. 2011년 1월 20, 27일 오후 4시
작품해설 :샤갈의 발레극 무대장치 <다프니스와 클로에>. 발레극 <불새> 무대장식과 의상 등
음악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봄의 제전> 등

테마7. 2011년 2월 10, 17일 오후 4시
작품해설 :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 등
음악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헤레자데> 등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