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들이'
한 편의 동화를 읽는 것처럼 그의 그림은 그저, 행복하다. 소란스러운 마음을 비우고 다만, 그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보아도보아도 알 수 없는 작품 앞에서 잡아먹을 듯 의미를 찾지만, 이내 헛헛해진 마음으로 돌아와야 했던 타 전시의 작품들과는 엄연히 다르다. 그저 한 순간의 스침만으로도 그 온기가 짐작되고, 온 마음을 바쳐 헤아리고 싶은 따뜻한 풍경들이다. 이수동 작가 역시, '행복한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이에 마음속으로만 꿈꿨던 일들, 차마 표현하지 못한 마음들을 그림 속에 담아 우리 모두의 바람을 대변하고 있다.

그 수많은 사연들은 한편의 이야기가 되어 그의 작품 안에 다양한 풍경들을 펼쳐놓는다. 눈 내리는 풍경조차 따뜻함으로 다가오는 그의 작품은 연말, 우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 줄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관람객들에게 익숙했던 Acrylic과 Canvas라는 재료 대신, 콘테, 파스텔, 연필, 종이 등을 사용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Acrylic으로 덮였던 레이어를 한 겹 걷어낸 이번 작품들은 그래서인지 한층 더 담백해진 모습이다.

기초 드로잉 도구들로 표현한 이번 작품들이 그간의 작품 형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12월 10일부터 12월 31일까지. 갤러리 송아당. 02)725-671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