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프랑스 극작가 보마르셰의 2편의 명작 <세비야의 이발사>(1775)와 <피가로의 결혼>(1784)에는 특유의 재치로 귀족들을 쥐락펴락하는 하인 피가로가 등장한다.

극중 피가로는 알마비바 백작의 시종으로, 백작부인의 하녀 스잔느와 약혼한 사이지만, 부인에게 싫증이 난 백작이 스잔느에게 눈독을 들이며 휘가로와의 결혼을 방해하고 나선다.

이러한 우여곡절 결혼 해프닝을 다룬 <피가로의 결혼>은 프랑스의 제3계급을 대표하는 인물 피가로를 통해 귀족의 특권을 공공연히 비난함에도 불구하고, 귀족들의 전유물인 살롱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비단 18세기의 프랑스 사회를 비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보이지 않는 계급사회를 꼬집고 있다.

올해로 창단 50주년을 맞은 극단실험극장은 2010년을 마무리하는 대작으로, 이 시대의 진정한 희극 <휘가로의 결혼>을 선택했다. 휘가로 역에 이영범, 스잔느 역에 이지하가 분하며 극단 실험극장의 중견 배우 서인석이 백작역으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또한 백작 부인 역의 이항나 등, 출연배우만 40명이 넘고 당시의 의상과 소품 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그 어느 때보다 웅장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12월 10일부터 12월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02)889-3561~2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