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국적을 불문하고, 그 모습이 오늘과 참으로 닮아 있다.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인 것이다.

일본이 가장 급변하던 1890년대 근대사를 배경으로 한 이 연극은, 그 당시 일본 서민들의 생활과 여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가장 일본다우면서도, 우리의 모습을 닮아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일본과의 수난의 역사, 이제는 감정과 분노가 섞여 그 자체만으로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일본이란 나라. 하지만 이 모든 감정을 극복하고 좀 더 어른스러운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의 문호 이노우에 히사시의 극으로, 극단 미연의 레파토리 작품인 본 공연은 일본의 유명한 천재 여류 소설가 히구찌 이치요(극명 나쓰코)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비록 24세의 이른 나이로 요절했지만, 그녀의 얼굴은 오천엔 지폐에도 새겨져 현재까지 일본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17세에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여동생을 부양하며 삯바느질, 남의 집 빨래, 편지대필 등 온갖 잡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이러한 삶의 역경을 견뎌내고, 일본 최고의 여류작가가 되기까지 그녀의 파란만장한 일생은 보는 이의 마음을 뜨겁게 울린다.

정통 연극만을 고집하는 극단 미연은 박승태, 이연희, 박호석, 노현희, 이일화, 조선주, 박효주 등의 여배우들과 함께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인간의 삶을 표현해 낸다.

12월 18일부터 2011년 1월 30일까지.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 02)762-3387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