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인간, 추락하는 심정으로 하루를 살아내는 이 땅의 수많은 '루저'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극한에 이른 인간의 슬픈 몸부림을 담았다. 120만에 육박하는 청년 실업자, 그리고 해마다 900명에 이르는 실업 비관 자살자.

명백한 숫자 앞에, 오히려 가늠할 수 없는 먹먹함만이 가슴을 채운다. 과연 누구의 탓인가. 연극은 이 물음 앞에 두 청년의 사연을 펼쳐 보인다.

서울 변두리의 작은 옥탑방. 서울 하늘 아래 유일하게 허락된 자신만의 공간. 그러나 그마저도 전기와 수도, 보일러까지 끊겨 33살 취업준비생의 삶은 더욱 초라하고 서글프기만 하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루저의 삶. 그리고 그러한 삶 속에 자신을 내동댕이친 사회의 시스템 속에 분노한 청년은, 오랜만에 집에 들른 친구에게 '서울테러'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나선다.

이 시대 젊은이들의 현실과 자신의 목적을 알리는 방법으로 그가 선택한 테러는 그 극단적인 수법에 마음이 덜컹하다가도, 이내 한없이 안쓰러워진다. 온 몸에 다이너마이트를 두른 청춘과 사회 시스템의 대치 상황. 이 시대의 테러리스트는 정녕 누구인가.

극단 배우세상의 스무 번째 정기공연인 <서울테러>는 극단 배우세상의 대표이자 배우 김갑수가 제작하고, 이종훈 연출과 배우세상 단원들이 만나 20~30대 청년실업 문제를 되짚어본다. 2010년 12월 10일부터 2011년 1월 31일까지. 배우세상 소극장. 02)743-2274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