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BIGUITY-Aoki-10-1'
모호함 속에 오히려 명백한 진리가 숨어 있다. 부분만을 수용하고, 그것이 전부인 양 확신하는 이 세상의 수많은 개념과 정의들에 의문을 던지며 작가는 오히려 모호함 속에서 답을 찾는다.

사람들이 흔히 기대하고 으레 짐작하는 물상들의 이미지들은 작가에 의해 모두 단면화되거나, 극대화되어 본래의 이미지를 벗어나게 된다.

이러한 여러 가지 형상과 현상 그리고 사고의 독특한 이미지들은 그 속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혹은 평면에 뉘여 놓고 그 면면을 헤집어볼수록 자신의 이미지 위에 추상적 기호만을 남기고, 모호한 개념만 흘려놓는다.

작가는 바로 이러한 모호성을 평면과 공간 속에 다각적으로 표현하며, 좀 더 근원적인 존재의 이미지를 사유하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시대가 가지는 모호한 가치 체계에 대한 접근이며 시대적 가치 개념을 시각적 이미지로 전환시키는 과정인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AMBIGULTY' 시리즈는 인체의 유기적 형상을 단면화시켜, 그 속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이미지들을 발견하고 이들을 재구성하여, 우리의 인식 체계를 전복시키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 속엔 권총이나 하이힐, 별, 꽃과 같이 서로 연계성 없는 이미지의 편린들이 무분별하게 배열되기도 하며, 그 형태를 전혀 알아볼 수 없는 추상적이고 암시적인 형태가 곳곳에 드러나 있다.

이러한 모호한 이미지들은 결국, 인간의 사유체계가 얼마나 경솔한 것인지, 또한 명백함이란 얼마나 불안한 확신이었는지 깨닫게 한다. 2010년 12월 23일부터 2011년 1월 7일까지. 갤러리 그림손. 02)733-1045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