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만 바라보다 정작 오늘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내일의 부재는 얼마나 큰 회한과 아쉬움을 안겨줄 것인가.

자신이 벌여놓은 수많은 일을 수습하지 못해서, 혹은 이루지 못한 꿈에 미련이 남아 쉽게 이승을 떠나지 못한 귀신들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귀신들을 지켜보는 '상우'.

고시생이지만 백수나 다름없는 상우의 남다른 능력은 바로 '죽은 영혼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그리던 만화를 공모전에 제출해 달라고 찾아온 귀신 오덕희와의 만남을 계기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다.

바로 귀신을 대상으로, 그들이 살아생전 미처 해결하지 못했던 일들을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이다. 물론 대가를 받고. 피차 아쉬움이 있는 서로가 말 그대로 '상부상조'하는 것이다.

정체불명의 흥신소를 개업에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상우와 귀신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가슴 시린 사연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2010년 처음으로 선보인 <수상한 흥신소>는 '극단적 유희'를 모토로 즐거운 공연을 만드는 데 주력하는 극단 익스트림플레이의 작품이다.

대학로의 수많은 공연들이 흥행의 안정성을 위해 차별화 없이 재공연 또는 오픈런으로 진행하는 가운데, <수상한 흥신소>는 2010년 10월 31일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지난 2개월간 수정과 보완을 거듭해왔다. 이에 1월 4일 앙코르 공연을 개막하여, 박상협, 이장원, 김관장, 이진영, 김보람, 김민태 등 대학로의 주목받는 신예들과 함께 전작보다 더욱 완성도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공연은 이승을 떠도는 귀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과 순간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 1월 4일부터 2월 27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 2관. 011)388-6154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