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auty'
성형수술을 받은 직후의 여성들의 표정, 직업이 없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여성들의 평일 오후 2시의 풍경. 그들을 보는 시선은 담담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다.

서울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뉴욕의 사진국제학교와 영국의 london college of com-municaion에서 공부한 사진작가 여지현의 국내 첫 개인전.

전시는 이라는 제목 아래 와 'Two in the afternoon'의 두 가지 프로젝트로 구성됐다.

시리즈는 성형수술을 하고 난 직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담았다. 작가는 한국사회에서 성형수술은 끊임없는 유혹으로 다가오고 더 나아가 매스컴과 사람들의 인식에 의해 강요되고 있는 현실을 보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사진을 통해 성형을 비판한다기보다는 현재 한국 여성의 얼굴의 이면을 보여준다. 멍 들고, 흉터 지고, 실밥 자국이 선연하고, 온몸에 붕대가 칭칭 감겨져 있는 여성의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초점 잃은 눈동자, 아무 생각 없이 침상에 편하게, 또는 불편한 듯 누워있는 모습, 얼굴에 붕대를 두른 채 창밖을 응시하는 조용한 모습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직후 여성의 표정과 심리를 읽는다.

'Two in the afternoon' 시리즈는 실제로 평일 오후 2시에 찍은 작품들이다. 여성들은 모두 20대이며 직업이 없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화를 나눌 때, 직업을 노출해야 하는 어떤 순간들이나, 또는 말하기 어색한 상황에서 편견을 머금은 눈빛을 자주 접하게 된다. 하지만 사진은 그들의 삶이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건 아니다.

카메라 자체가 대중의 편견 섞인 시선을 보여준다. 사진 속 여성들은 대부분 등을 돌리고 있다. 사회에 조용히 순응하고 살아가는 수동적인 태도를 나타내고자 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는 이들이 원하지 않는 노출과, 불편한 시선을 접해야 하는 공격성을 나타내고자 세미 누드로 설정 했다고 말한다. 12일부터 18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더케이. 02)764-1389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