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국악단 푸르미르 첫 공연 등 다채로운 무대 선사

국립국악원(원장 박일훈, www.gugak.go.kr)이 다가오는 설날부터 설맞이 창작 국악 축제를 연다. '신묘년을 여는 새 날, 새 음악'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설날인 2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예악당 무대에서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가족 관객들을 초대한다.

이번 창작 국악 축제는 설 명절의 의미에 맞게 전 연령대가 공감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국악계의 여러 스타와 단체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첫 날에는 설날의 흥겨움과 신명을 북돋기 위해서 창작국악 관현악과 창, 연희 등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토끼해를 맞이해 소리꾼 남상일이 <수궁가> 중 '가자 어서가'를 관현악에 맞춰 부르고, 국악계의 소녀시대로 불려지는 국악계 걸그룹 '미지'의 보컬 김보성은 '아름다운 나라'로 분위기를 고조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최초로 결성된 국립국악원의 유소년 국악단 푸르미르는 '아리랑 연곡'으로 창단 후 첫 공연을 갖는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도 관현악 '판놀음'의 음악에 맞춰 신명나는 연희 한마당을 펼치는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둘째 날부터는 창작 국악 당선 공모작이 소개된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지휘 박동욱)의 연주로 꾸며지는 이튿날의 첫 무대는 흥미롭게도 외국인이 작곡한 곡이다.

벨기에 출신의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 보드앙 드제(Baudouin dejaer)은 2004년 황병기의 가야금 연주를 들은 후 큰 감동을 받았고, 이후 판소리와 살풀이 등 한국문화를 접하면서 가야금과 거문고, 대금 작품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번 곡과 관련해 "나의 작곡활동이 한국과 유럽 문화를 이어주는 작은 힘이 되길 바라며 작곡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생황으로 슬픈 바람 소리를 표현한 이치훈 작곡의 중주곡 '달수'와 강인원 작곡의 단소로 표현한 '물에 비친 영상'이 첫 선을 보인다.

마지막 날에는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지휘 김성진)의 연주로 젊고 패기 넘치는 음악들이 소개된다. KBS 국악작곡 대상과 대한민국 작곡대상을 수상한 중견 작곡가 김대성의 협주곡 '궁남지-백제의 사랑'은 부여의 '궁남지'에서 얻은 영감을 정가를 통해 표현했다.

경기와 충청지역의 풍물인 '웃다리 풍물'을 소재로 만든 김잔디 작곡의 합주곡 '공감'과, 제주도 민요 '이야홍 타령'을 주제로 해녀들의 가쁜 숨을 표현한 김보현 작곡의 '숨비소리'도 이날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행사 기간에는 공연 외에도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다.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는 직접 연을 만들어 날리는 '전통 연 만들기' 체험이 진행되고, 공연 후에는 관객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만든 '복 강정' 시식 행사도 이어진다. 특히 토끼띠 관객(1939년생부터 1999년생까지)은 이 기간 동안 무료입장이다.

이번 설맞이 음악회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창작 국악 공모'를 통해 선정된 새로운 음악들을 새해를 맞아 처음으로 들려주는 것으로, 비단 국악 관객들뿐만 아니라 설을 맞아 온가족이 모인 일반에게도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