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낭독 페스티벌]문인, 뮤지션, 영화감독 등 참여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
이번 페스티벌은 화려한 출연진들로 단연 눈길을 끈다. 소설가 김연수, 김사과, 시인 강정 등 문인들과 , 이승열 등 뮤지션, 영화감독 장진, 음악평론가 신현준, 아나운서 최원정 등이 참여한다.
페스티벌 첫날인 28일에는 '보이스 컨트롤'이란 제목으로 백현진과 남상아의 목소리로 성기완의 시와 김사과의 소설을 들려준다. 29일에는 극단 작은신화의 독회 공연이 마련된다.
존 콜벤바흐의 희곡 '러브 송'을 연극이 아닌 목소리로 보여준다.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30일 일요일에 있을 '우리 모두의 책 읽는 시간'이다. 특별한 연출 없이 열 명의 출연자가 등장해 각자 아끼던 책을 읽어주는 게 전부다. 이어 산울림 낭독 페스티벌을 기획한 세 사람의 무대 '실용낭독회'가 펼쳐진다.
소설이나 시를 읽는 대신 전자제품 매뉴얼, 온갖 사용 설명서, 레서피, 잡지 기사 등 다양한 텍스트를 읽으며 '실용'의 의미를 묻는다. 과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보컬 송은지, 홍대 앞 서점 유어마인드의 이로 대표가 꾸미는 무대다.
2월13일에는 소설가 김연수와 '투명물고기'의 정상훈이 텍스트를 읽는다. 최근 김 씨의 장편소설 <7번 국도 Revisited>를 통해 텍스트와 음악의 새로운 만남을 만들어냈던 두 사람은,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을 읽으며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낭독회를 여는 작가는 별로 없었다. 최근에는 문학전문 출판사들의 주도로 신작을 낸 작가들의 낭독회가 열린다. 작가들의 신작 출간을 기념해 작품 낭독과 작가와 독자의 대화, 사인회를 곁들인 형식으로 출판사의 마케팅 방법으로 선호되고 있다. 이번 산울림 낭독 페스티벌은 낭독을 공연의 형식으로 승화하는 것이 취지다.
이 페스티벌은 우연히 기획됐다. 새로운 공연을 기획하던 산울림 소극장,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보컬 송은지 씨, 평소 낭독 공연을 지속적으로 해왔던 홍대 앞 작은 책방 '유어마인드'의 대표 이로 씨, 씨가 만난 자리에서 재미있는 낭독 페스티벌을 해보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낭독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해 공연의 한 장르로 정착시키자는 것이었다. 1회당 1만 5000원, 티켓 가격을 매긴 이유다. 낭독을 중심으로 완성도 높은 무대를 꾸며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