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이 겪고 있는 모든 고통과 좌절은 외계 생명체가 뿌려놓은 바이러스다?' 기발하면서도 조금은 황당무계한 이 가정으로부터 연극은 시작된다.

오래 전부터 자신들의 정착지로 삼기 위해 지구 정복을 꾀하고 있는 외계인들. 그들은 인간, 그리고 지구를 정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욕망'의 바이러스를 뿌리고 있다.

욕망은 모든 고통의 씨앗이다. 늦은 밤, 술에 취해 휘청거리는 발걸음 또한 욕망이며, 타인을 밟고 올라선 이의 만족스런 웃음 또한 욕망이다. 고통과 쾌락 이 모든 것이 '욕망'의 다른 이름이라 할 때, 우리는 모두 그들의 작전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리석은 인간들은 이를 깨닫지 못하고 오늘도, 스스로를 비하하며 남을 원망하며 살아가고 있다. 외계인의 음모로부터 벗어나는 단 한 가지 방법은 무엇일까. 연극에 그 해답이 있다.

'한 가정을 파괴하라!' 외계인 전사들에게 내려진 최후의 명령. 그들은 무너지기 직전의 한 가정을 겨냥한다. 흔히 세상이 말하는 '루저'들이 모여 사는 한 가정. 그러나 웬일인지, 이들 가족에겐 보이지 않는 힘이 서로를 꼭 붙들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좌절금지'.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 그들. 그저 하루하루를 최선으로 살며, 나와 너를 사랑하는 '좌절금지'가 온 지구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었다.

결국 외계인은 지구 정복의 야욕을 포기하고 떠나게 된다. 김동환 연출의 일명 '3D 입체 그림자 코미디 연극'으로, 2011년 연극의 3D 시대를 열고 있다. 1월 26일부터 3월 14일까지. 대학로 PMC 소극장. 010-3904-4144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