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 to Man(Human by Hideholic)'
하이드홀릭(Hideholic)이란 작가가 만들어낸 조어로, '숨기기 놀이'를 의미한다. 자신의 감정이나 상처를 숨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유희적인 놀이를 통해 표상한 것이다.

캔버스 표면을 덮으며 무한 증식하는 이미지들은 그 의미를 추적하려는 행위 자체를 거부한다. 화려한 외양을 통해 본질을 감추고, 연관 없이 끼어드는 이미지의 교란으로 관계망은 줄곧 파괴된다. 이는 곧 자신의 상처를 감추기에 급급한 현대인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이미지는 '가면'을 쓰고 표정이나 의도를 숨기며, 대상의 본질에 집중할 수 없도록 끊임없이 혼란을 일으킨다. 작가는 이처럼 수많은 패턴을 반복하며 '숨기기 놀이'에 열중한다.

이는 곧 행위 자체에 빠지게 만들며, 일종의 유희를 경험케 한다. 이는 비단 작가뿐만이 아니다. 작품을 감상하는 이 역시 놀이 속에 빠져들게 된다.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혹은 숨바꼭질을 하듯 이미지 속의 메시지를 찾으려 구석구석을 훑는다. 감추는 작가와, 탐닉하는 관객은 각자의 놀이 속에 빠져 그 자체를 즐기게 되는 것이다.

화면 속의 이미지들은 진실을 요구할수록 상대를 기만한다. 쫓아갈수록 도망치며, 파헤칠수록 숨어든다. 화려한 색상은 오히려 그만의 색을 잃게 하고, 끝없이 뻗어나가는 이미지의 범람은 도리어 상을 지워낸다.

'Hideholic'은 결국, 가면을 쓴 현대인들의 고독한 유희이다. 2월 8일부터 2월 22일까지. 갤러리 우덕. 02)3449-6071~2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