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한 오수진 작가와 현재 프랑스 디종에서 활동 중인 황종명 작가는 얼굴을 통해 현대인의 다양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오수진 작가는 잡지나 인터넷 속 모델이나 유명인들의 얼굴을 캔버스 위에 옮긴다. 실제로 대화 한 번 나눠본 적 없는 인물들의 얼굴을 그리며, 머리카락 한 올 한 올도 세세하게 표현하지만 정작 둘 사이의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작가와 사진 속 대상 사이에는 매스미디어만이 존재하며, 언제나 일방적인 소통만을 낳는다. 인터넷을 포함한 각종 미디어는 관계를 맺어 주기 위한 다리 역할을 하지만, 결론적으론 폐쇄성과 익명성을 담고 있다.
이에 현대인들은 서로의 얼굴 안에서 더 이상 표정을 읽어낼 수 없으며, 내면의 이야기는 더욱 더 내면 속으로만 침잠할 뿐이다. 작가는 바로 이러한 낯선 얼굴을, 잡지 속 모델들을 통해 형상화하는 것이다.
오수진 작가가 극도의 하이퍼 리얼리즘을 통해 인물들의 얼굴을 세세하게 표현했다면, 황종명 작가는 그와 반대된다. 조금은 과장된 색감이나 도형들로 구성된 도구를 장치해 놓음으로써 인간의 내면을 외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즉, 그가 표현한 얼굴은 왜곡을 통해 내면을 드러낸다. 그럼으로써 얼굴 위에 드리워진 모호한 불안감이나 고독감을 형상화하는 것이다. 2월 8일부터 2월 21일까지. 갤러리 LVS. 02)3443-7475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