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효섭, 'The Road to the Paper'
유망한 컨템포러리 작가 중,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작가들이 있다.

본 전시는 동시대 국내외 미술계의 참신한 작가들을 소개하는 자리로, UNC 갤러리가 매해 2월에 선보이는 연례 기획전이다. 올해 소개되는 작가는 이창민, 지효섭, 이장섭, 김현수 등이며 이들 모두 주목할 만한 유망 작가들이다.

8년째 독일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창민 작가는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을 소재로, 인간의 이야기를 대신하고 있다. 이국적인 색감과 힘찬 붓 터치로 그려낸 동물들의 모습은 짧은 우화처럼 위트가 넘친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 내재된 인간의 관념과 아이러니를 드러내며,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지효섭 작가의 작품들은 마치 신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작가는 스스로 '문득 떠오르는 장면들을 철학이나 어떤 미적인 것, 상징적인 것들이 들어가지 않은 다만 보이는 자체로 표현했다'고 하지만, 관객들은 어느새 그림 안의 암시적 메시지를 찾고 있다.

그림 속 풍경이 빚어내는 묘한 분위기와 신비감이 매력적인 작품들이다. 이장섭 작가의 주된 모티프는 '복잡성'이다. 육각형을 기초로 구성된 하나의 기본 모듈은 3방향으로 확장되는 패턴을 가지면서 반복적인 규칙을 만들어낸다.

이는 마치 생명체를 이루는 DNA를 연상케 한다. 김현수 작가는 꿈속의 동화적이고 비현실적인 대상들을 가시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주로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것들을 재현해냄으로써 우리 안의 판타지를 눈앞에 실현시킨다.

2월 19일부터 3월 13일까지. UNC갤러리. 02)733-2798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