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e Trees'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서 '라임 오렌지 나무'는 제제의 더할 나위 없는 친구다. 나무는 언제나 그 곳에 있으며, 조용하고, 살아있다. 이러한 나무의 특성에 깊이 공감한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의 전시 <철학자의 나무>가 2월 12일부터 3월 20일까지 열린다.

'강원도 삼척의 솔섬을 살린 영국작가'로 더 잘 알려진 마이클 케나는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 일본, 한국, 유럽과 미대륙을 돌며 풍경 사진을 찍어왔다. <철학자의 나무> 전시에서는 작가가 찍은 풍경 사진 중 나무 풍경 사진들을 갈무리해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50여점의 작품들은 모두 흑백으로 처리되어, 컬러 사진이 가질 수 없는 흑백 사진만의 깊이를 자랑한다.

나무를 "경험의 파수꾼들"로 묘사한 작가는 나무와 시간, 세계의 연결에 주목한다. 작가의 사진 속에서 나무는 땅과 하늘을 이어주는 매개체이면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노장이기도 하다.

나무와 주변 환경의 의사소통을 표현하고자 했던 작가는 10시간이 넘는 장노출로 조용히 풍경을 응시한다. 더불어 촬영부터 인화까지 모두 손으로 작업하는 아날로그 사진만을 고집하는 작가와 나무의 공통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마이클 케나가 즐겨 찍는 '나무'를 소재로 한 이번 전시는 600회 이상의 개인전 및 단체전 경험으로 농익은 작가의 사진 세계를 경험할 것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월 12일부터 3월 20일까지. 공근혜 갤러리. 02)738-7776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