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ol'
회화는 이미지의 복사일까, 창조일까? 전시 에서 선보이는 회화들은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들을 포착해 단순한 구조로 표현한다. 직선과 단색 등을 이용해 단순하게 펼쳐진 조해영의 회화는 관람자에게 이미지의 초본을 제시한다.

관람자들은 회화를 이미지의 복사물로서가 아니라 최초의 시각적 자극으로서 받아들이게 되고, 이 자극을 시작으로 각기 다른 이미지를 생성한다.

이와 동시에, 작가는 관람객이 생성하는 이미지를 일정부분 한정한다. 작품의 크기, 관람객과의 거리, 화면의 색채, 사물의 배치들을 계산하여 회화가 나타내는 극적인 순간에 몰입하도록 유도하고, 관람객이 회화 속의 장면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그림 'Pool'에서, 작가는 수영장의 바닥을 그린 회화와 함께 전시장 바닥에 동일한 수영장 패턴을 설치해놓았다. 관람객은 회화 'Pool'을 보는 동시에 스스로가 회화 속의 장면과 동일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작가는 회화가 시각적 생산자가 되어 타자와 시간을 통해 다른 의미로 분화하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세르지 국립고등미술학교(DNSEP)졸업한 조해영 작가는 2005년 첫 개인전을 연 이후 꾸준히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은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오해한' 이미지 위에 '또 다른 오해'를 덧붙이는 회화의 소통방식을 표현하고자 했다.

3월 8일부터 4월 3일까지. 아트라운지 디방. 02)379-3085~6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