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喜劇)'이 넘치는 연극판에 '정통 연극'이 돌아온다. 현재 롱런하고 있는 대부분의 연극이 코미디극인 것을 생각하면, 이 '정통 연극'의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그러나 반세기 이상을 무대 위에서 살아온 배우들, 백성희와 장민호를 위한 오마주 연극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이토록 긴 세월을 관객과 호흡하며 연기로 사랑받으려면, 어쭙잖은 내공으로는 불가능했을 터다.

국립극단은 <2011 국립극단 봄마당>을 통해 두 원로배우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선보인다.

무대는 고요하다. 인물은 '장오'와 '이순', 단 둘뿐이다. 배경은 어느 집 툇마루. 심심하고 소박하게 차려진 무대는 연극이 시작된 순간 원로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로 꽉 들어찬다. 50년 이상 함께 호흡을 맞춰 온 두 배우는 무대에서 연기를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장오'와 '이순'이 된다.

길이 보이지 않을 만큼 눈이 내린 날, 앞 사람의 발자국만큼 고마운 것도 없다. 눈 내린 날의 발자국, 한국 연극의 길라잡이가 되어온 두 배우는 다시 무대에서 자신들의 연극 인생을 되돌아본다.

화·목·금 20시와 수·토 15시에는 장민호, 백성희가 직접 출연하고, 수·토 20시에는 오영수와 박혜진이 출연한다. "배우는 무대에서 말한다." 80세를 넘긴 두 배우는 자신들의 이름을 딴 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어떤 말을 걸까.

3월 11일부터 3월 20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 02)3279-2233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