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세 가지 재료를 이용해 고고한 수묵화와 세련된 현대 회화를 효과적으로 넘나든다. 그림 속 풍경은 옛 수묵화처럼 고즈넉하고, 붓질은 초상화를 그리는 듯 촘촘하다.
가파르게 깎인 절벽을 그린 작품은 흡사 옛 화가가 그린 풍경화 같지만, 그림의 어딘가를 가로질러 '번지 점프 하는' 남자는 단박에 그림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는다.
작가는 이를 '공명적인 조화'라고 칭하는데, 큐레이터 이정연은 '공명적인 조화'를 두고 "먹으로 세심하게 표현된 자연 풍경과 그림의 주 소재인 번지점프 하는 모습, 텅 비어있는 배경이 만나 조화를 이루고, 이가 보는 이로 하여금 명쾌함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러리 비원에서 약 한 달간 이어지는
2010년, 2011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 지원작가에 선정되었으며, 2000년부터 꾸준히 개인전 및 단체전을 열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모든 현실풍경을 추적하고 그 세부에까지 가 닿은 통감각적 드러냄"을 보여주고자 했다.
3월 17일부터 4월 10일까지. 갤러리 비원. 02)732-127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