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갤러리 담의 2011년 '신진 작가 기획 전'에 작가 정규옥의 <동정 없는 세상>전이 걸렸다. 전시 제목인 <동정 없는 세상>은 망설임 없이 그어진 붓질만큼이나 단정적이다.

작가 정규옥은 비현실과 현실 사이의 경계에 있는 모호한 경험들과 감상을 캔버스 위에 쏟아냈다. 작가는 '지나치게 합리적이고 계산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입체감, 질량, 색채 등의 상징을 버리고 추상적 기법을 통해 최초의 순수함을 만나고자 했다.

갈망하는 것과 피하고 싶은 것, 오브제에 대한 상상이나 조형, 산업, 자유, 공허함, 두려움, 생명과 죽음 등의 이미지가 하나로 혼합된 정규옥의 캔버스에는 생과 사의 순환 고리가 투영된다. 이렇게 한 데 뒤엉킨 작업을 통해 작가는 이러한 상징이 '있음'을 인식하고, 그 '있음'을 나름의 방식으로 들여다본다.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국립 뮌헨 조형예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작가 정규옥은 이번 전시를 포함해 총 네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작가는 자연스러운 추상 기법을 통해 우리 몸에 내재된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감각들을 일깨우고자 했다. 묵직한 터치와 한정적인 색채가 주는 작가의 '카타르시스'를 느껴보자.

3월 15일부터 3월 30일까지. 갤러리 담. 02)738-2745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