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학교에 들어가 여학생 5명을 쏘고 자살한다. 남자는 우유배달부였던 에디, 그가 침입한 학교는 '아미시 학교'다. 보통의 유가족이라면 분노에 휩싸여 살인자를 저주했을 테다.

그런데 <아미시 프로젝트>의 희생자 유가족들은 에디를 용서하고 그의 장례식장에 찾아간다. 세계 도처에 총격전이 널려있는 지금, '아미시 학교 총격 사건'이 연극화된 이유다.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떠나온 '아미시인'은 평화롭고 금욕적인 공동체 생활을 영위한다. 이들은 18세기에 쓰던 모자를 쓰고 이동 수단으로 마차를 이용하는 등 새로운 문명을 완강히 거부한다. 2006년 10월, 아미시 초등학교에 한 남자가 들어와 10명을 감금하고, 경찰에 포위되자 5명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는다.

작가이자 배우인 '제시카 딕키'가 1인 7역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연극 <아미시 프로젝트>. 원작 <아미시 프로젝트>에서 1인 7역의 숨 가쁜 모노드라마를 볼 수 있었다면, 극단 C바이러스가 각색한 한국형 <아미시 프로젝트>에서는 배우 7인의 앙상블을 기대해볼 수 있다.

90분의 공연 시간 동안 단 한 번의 암전도 없이 진행되며, 특징적인 오브제를 이용해 극의 흐름을 매끄럽게 유도한다. 2011년 신촌 연극제 개막작으로, 미국 공연 당시 '더 타임즈' 등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작가는 연극 <아미시 프로젝트>를 통해, 관객들이 '진정한 용서'에 대해 되돌아보기를 바란다.

3월 5일부터 4월 10일까지. 더 스테이지. 02)744-4011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