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진수로 일컬어지는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 연극 <춘향>, <세일즈맨의 죽음>, <혈맥> 등을 공연하며 실험적인 연극으로 주목받아온 극단 성북동비둘기가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를 다시 쓴다.

<메데이아>의 영어 제목인 에서 모티브를 얻어, 원작 <메데이아>의 줄거리와 매스미디어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병치시켰다.

원작 <메데이아>에서 '메디아'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남편 '이아손'에게 복수하기 위해, 사랑을 찾아 가기 위해 동생을 죽이고 남편의 적을 살해하며, 국왕과 왕녀의 목숨을 빼앗는다.

2011년 극단 성북동비둘기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연극 <메디아 온 미디어>는 이런 원작의 줄거리는 유지하면서, 메디아의 죄가 단지 메디아의 욕망에 의해서가 아님을 말하고자 했다.

매스미디어의 "특정 이념의 유포, 본질 은폐, 기만, 폭력과 외설"적인 특징과 방관하는 시청자 역시 연극 속 '메디아'의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아손과 메디아의 설전을 리얼 토크쇼로, 전투 장면을 게임 채널로, 메디아의 추방 장면을 멜로 영화처럼 묘사한 연출가 김현탁의 재치가 곳곳에 돋보인다. 메디아 역에 배우 김미옥이, 이아손 역에 배우 성석주가 출연하고, 최수빈, 이진성, 현진호, 연해성, 박하영, 윤지영 등이 열연한다.

2월 24일부터 4월 10일까지. 성북동비둘기 연극실험실 일상지하. 02)766-1776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