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마이아트 옥션미술시장 지각변동, 고미술 시장 중흥의 징후 평가

백자청화운룡문호(白磁靑畵雲龍文壺) 18억원 낙찰
국내 미술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찾았다. 4년여의 긴 침체기 끝에 모처럼 분 훈풍이다.

미술품 경매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서울옥션과 K옥션이 3월 경매에서 작년에 비해 낙찰률과 낙찰총액에서 소폭 증가한데다 신생 경매회사인 마이아트옥션(대표 공상구)이 두 경매회사를 웃도는 실적을 낸 까닭이다.

특히 마이아트옥션의 경매 결과는 미술시장에 변화와 함께 고미술 시장의 중흥의 징후를 가져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3월 17일 서울 인사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마이아트옥션의 제1회 경매는 새로운 기록과 함께 주목할 만한 메시지를 전했다.

우선 국내 고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은 물론, 고미술품이 압도적으로 팔렸다는 점이다. 18세기 왕실에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청화운룡문호(白磁靑畵雲龍文壺)'가 고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18억 원에 낙찰됐다.

야요이 쿠사마 '야변' 6000만원 낙찰
이전까지 최고가 기록은 지난해 옥션단 경매에서 낙찰된 19세기 화첩인 '와유첩(臥遊帖)'으로, 17억1000만 원에 팔렸다. 도자기는 2006년 서울옥션의 100회 경매에서 16억2000만 원에 낙찰된 17세기 '철화백자운룡문호'였다.

또한 이번 경매에서는 총 200점 중 약 60%를 차지한 고미술품이 대부분 낙찰돼 현대미술 위주의 미술시장에 변화를 예고했다. 조선시대 화원인 허주 이징의 '백응박압도'가 3억1000만 원에, 긍재 김득신의 그림 위에 추사 김정희의 글이 더해진 '종리선인도'는 2억7500만 원, 18세기 백자호가 2억 원에 각각 낙찰됐다. 고미술품도 작품성이 담보되면 수요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다음은 미술품 경매시장의 지형변화다. 마이아트옥션 경매에서는 출품작 200점 중 157점이 낙찰돼 78.5%의 낙찰률을 기록하고, 총 낙찰액은 53억566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양대 경매회사인 서울옥션(낙착률74.4%, 낙찰액 42억3000만 원)과 K옥션(낙찰률 75.2%, 낙찰액 54억6000만 원)과 대등한 결과여서 향후 미술품 경매시장의 판도변화가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서울옥션과 K옥션은 현대미술에 중점을 두고, 고미술은 마이아트옥션이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마이아트옥션 경매에서는 현대미술 작품도 대부분 낙찰돼, 일본 대표 현대작가인 야요이 쿠사마의 '야변'이 최고가인 6000만 원에 낙찰됐고, 이우환의 '조응'이 45000만 원에, 이응로의 '문자추상'이 4000만 원에 팔렸다.

허주 이징 '백응박압도(白鷹搏鴨圖)' 3억1000만원 낙찰
공상구 대표는 "첫 경매를 무난히 끝내 다음 경매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무엇보다 고미술이 큰 반향을 일으킨 게 반가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선 대가의 작품가가 현대 화가의 작품가에 못 미치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표 경매회사의 다음 메이저 경매는 4∼5월로 예정돼 있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