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부산 초연을 시작으로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했던 연극 <묻지마 육남매>가 대학로 우리극장에서 다시 무대에 오른다. 문화체육관광부 '최고의 연극'으로 선정되며 기념 공연의 기회를 갖게 된 것. 부산 공연을 맡았던 극단 에저또가 다시 한 번 무대 위를 빛낸다.

육남매의 아버지는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나고, 아버지의 도박 빚 때문에 고생하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육남매는 서로를 의지하며 힘겹게 살아간다. 소녀 가장이 된 '억순이'가 떡을 팔며 오빠와 동생들을 부양하고, 셋째 '천식이'는 구두닦이를 하며 누나를 돕는다. 반면 첫째 '기식이'의 꿈은 차력사다.

여기에 넷째 '두식이', 다섯째 '모순이', 막내 '말식이'가 더해져, 집안은 복작복작하다. 배고프고 힘들지만 따뜻하고 아름다운 가족의 사랑, 웃음과 감동이 있었던 그때 그 시절의 인간적인 우리 이야기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가난한 남매들의 이야기는 드라마로도 다루어졌을 만큼 친근한 소재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쉬이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다. 풍요의 시대에, 관객들이 가난한 가족 이야기를 찾는 이유는 우리 시대에 가족 간의 사랑이나 가족의 이야기가 부족함을 말해준다.

윗세대에게는 60~70년대의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윗세대에 대해 돌이켜볼 기회를 준다. 배우 이지훈, 박지훈, 김지연, 최재민, 김진욱, 배동재, 길수경, 박유진, 김상호가 출연한다.

3월 18일부터 5월 1일까지. 대학로 우리극장. 1544-1555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