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ual Poetry'
물 위에 뜬 오색의 기름띠를 그대로 종이에 훑어낸 듯, 꽃다발을 뭉개놓은 듯 몽환적이고 불분명한 이 그림이 작가의 자화상임을 알게 되면,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하는 의문이 들기에 충분하다.

회화는 알록달록한 색과 추상적인 구성으로 관람객을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그 색채나 형태는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라는 전시 제목을 반영하듯 추상적인 회화는 문득, 일상의 날것을 시적 언어로 변주하여 간접적으로 표현해내는 문학 작품을 연상시킨다.

추상 회화는 그리는 대상이 불분명하기에 모든 것을 그릴 수 있다. 따라서 이 다정하고 포근한 색채 뒤로 숨어버린 작가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우연한 효과로 얻은 그림인지 아니면 치밀한 계산에 의한 그림인지 파악할 수 없기에 해석은 분분해지고, 회화는 이야기를 획득한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쉬지 않고 개인전 및 단체전에 참여해왔던 작가는 전을 통해 물결과 같은 추상화로 관람객의 마음에 파동을 일으키고자 했다.

금방이라도 녹아내리거나 움직이거나 흐를 것만 같은, 고정된 회화이지만 탄력이 느껴지는 작가의 추상화는 4월 20일부터 26일까지 갤러리 그림손에서 만나볼 수 있다. 02)733-1045~6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