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대머리 여가수>로 친근한 루마니아 출생의 작가 외젠 이오네스코의 연극 <수업>.

'말이 지배하는 세계의 붕괴'로 대변되는 이 연극은 언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교수와 학생의 수업을 통해 소통의 부재와 단절을 효과적으로 그렸다는 평을 받았다.

2009년 이오네스코 100주년 페스티발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할 만큼 대중성을 인정받은 이 작품이 극단 노을의 23번째 무대 작으로 선정됐다.

지식을 원하는 한 여학생이 노교수를 찾아온다. 하녀의 안내로 교실로 들어선 학생. 교수의 수업이 시작되고, 교수의 설명은 점차 수학과 언어학으로 이어져 알아들을 수 없다.

하녀는 왜곡과 소통 불능의 늪에 빠진 교수에게 수업을 멈추라고 충고하지만, 교수는 끝없이 수업을 이어나간다. 결국 교수의 주입식 교육에 화가 난 학생은 수업을 거부하고, 학생의 태도는 교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하는데.

극단 노을은 연극 <수업>을 통해 '강압과 폭력으로 병든 사회에 자성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교수 역에 배우 김남수, 학생 역에 윤미경, 하녀 역에 김용태, 또 다른 학생 역에 황진우가 열연하고, 연출가 이신영이 메가폰을 잡았다.

원작의 주인공은 '의자'였다.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는 학생과 교수, '의자'와 다를 것이 있을까. 4월 12일부터 4월 23일까지. 대학로 노을소극장. 02)742-7611~2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