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서울 연극제에 연극 <샘플054씨 외 3人>이 오른다.

연극 <비밀경찰>,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 <테레즈 라캥> 등을 연출했던 극단 동의 작품. 4명의 재소자들의 출소기를 주제로 펼쳐지는 연극 <샘플054씨 외 3人>은 종이 박스와 비닐봉지로 만든 무대 장치를 통해 '일회적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재소자들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연극은 4명의 죄수가 출소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빠르게 교도소를 벗어나는 출소자들. 자유를 갈망하던 그들은 현실세계에 첫 발을 디디며 환희를 맛본다.

도시로 뛰어들어 일거리를 구하고 살 자리를 마련하는 그들. 그러나 교도소 밖 사람들은 그들을 금세 알아보고 멀리 도망간다. 출소했지만 갈 곳이 없는 그들에게 도시는 쫓고 쫓기는, 끝이 없는 게임처럼 느껴진다. 출소자들은 가족을 찾지만, 아무도 그들을 기다리지 않았다.

일련의 이야기들은 출소자의 행동을 조사한 극 중 연구원들의 발표로 진행된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마저 타자화된 그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최태용, 이길, 김석주, 김진복, 강세웅 등 스물 한 명의 배우가 출연하고, 이준, 전우석, 박계전, 김용하, 박제헌, 최덕렬, 김진욱이 극중 음악을 담당, 실제 연주한다. 미술에 홍시야, 연출에 강량원이 참여했다.

4월 25일부터 5월 2일까지. 서울예술극장 대극장. 02)766-6925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