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여왕'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엘리자베스가 연극 <영국 왕 엘리자베스>로 돌아온다.

2009년 SFPF(서울 퍼스트 플레이 페스티벌) 5대 연극으로 꼽혔던 연극 <영국 왕 엘리자베스>가 연출가 오경숙의 손을 거쳐 2년 만에 단독 무대에 오른 것. 캐나다 총독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원제목은 다.

1601년을 재의 수요일 전날 밤이 작품의 배경이다. 작은 헛간에서 연극 <헛소동>의 공연을 마친 셰익스피어와 챔벌린 극단은 작고 초라한 숙소에 머문다. 허름한 숙소에 어울리지 않는 방문객, 엘리자베스 여왕이 찾아온다. 자신의 연인이었던 에섹스 백작의 처형 전날 밤, 개탄에 빠진 여왕이 밤을 보내려한 것.

극단에서 여자 역할을 도맡아 하는 배우 네드 로웬스크로프트는 여왕의 방문에 자극을 받고,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여왕의 행동에 영감을 얻는다. 네드 로웬스크로프트와 셰익스피어, 엘리자베스 여왕은 밤을 지새우며 정체성, 성, 사랑에 관한 열띤 토론을 벌인다.

'무엇이 남자를 남자로 만들고, 또한 여자를 여자로 만드는가?'는 물음의 답을 찾아 나아가는 연극 <영국 왕 엘리자베스>. 연출자 오경숙은 "역사 속 인물인 셰익스피어와 엘리자베스를 동시에 등장시키며, 고전적인 연극적 특성을 활용하여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연출했다"고 밝혔다.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15명의 배우와 3시간의 러닝 타임이 무대를 꽉 채운다.

4월 20일부터 5월 1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1666-5795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