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로 교사형에 처해졌던 남자가 사형 집행 후 극적으로 살아난다. 남자는 깨어난 후 자신의 죄를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어버린다.

이에 당황한 교도소 관계자들과 법의관, 신부, 검사는 그에게 다시 사형을 집행하기 위해 그의 기억을 일깨워 주려 노력한다.

대화를 통해, 범행을 기록했던 문서로 그의 죄를 기억하려 하게 하지만 소용이 없자 그들은 살인 사건을 재현한 상확극 속에 남자를 몰아넣는다.

연극 <교사형>은 1958년 8월, 일본인 여학생 둘을 살해한 후 사형에 처해졌던 고등학생 재일교포 '이진우' 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1968년 일본의 작가 오시마 나기사에 의해 쓰였다.

우리에게는 영화 <감각의 제국>, <태양의 묘지>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는 사회와 극작을 효과적으로 버무리는 재주를 지녔다. 연극 <교사형>은 사형 제도에 대한 작가의 시각과 더불어 '국가가 인간에게 행하는 차별과 폭력'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 외 민족주의, 재일한국인의 아픔 등을 묘사했다.

연극 <레자르윗의 세자매>, <갈매기> 등에 출연, 배우의 호흡을 잘 파악하고 있는 연출가 윤복인이 각색과 연출을 맡고, 배우 강동수, 신소영, 하지웅, 이경섭, 최재형, 김준원, 문종선, 양종민이 출연한다.

<교수형>으로 연극계에 첫발을 떼는 양종민을 제외하면 모두 걸출한 연극 경험을 가지고 있어, 탄탄한 연기력과 신선한 맛을 모두 기대해도 좋다.

4월 28일부터 5월 22일까지. 정보소극장. 02)764-7462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