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공연예술제계몽과 교훈 넘어 12개 엄선된 공연 마련

청소년뮤지컬 <까르페디엠>
5월에만 집중된 청소년을 위한 예술 행사는 한정된 시간과 공간 탓에 오히려 질과 양 모두에서 별다른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청소년들을 위해 마련된 공연은 지나치게 계몽적이고, 청소년들이 직접 하는 공연은 아예 그런 기회조차 턱없이 부족한 상태여서 눈에 띄는 진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연 각 분야의 전속단체와 함께 청소년 예술단 미르를 운영하고 있는 국립극장은 해마다 청소년공연예술제를 통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4월 27일부터 한 달간의 여정을 시작한 이번 축제는 국립극장 전속예술단체 작품과 해외초청작, 국내초청작 등 모두 12개의 엄선된 공연과 특별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전속단체에서 선보이는 공연은 교육과 재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어린이 음악극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를 비롯해 우리 고전 '콩쥐 팥쥐' 이야기를 서양의 <신데렐라>에 접목한 국립무용단의 판타지 댄스 뮤지컬 <프린세스 콩쥐>는 청소년 관객들에게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또 한국 음악극의 새 지평을 연 국립창극단의 국가브랜드 공연 <청>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관객에게도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호주.한국의 합작 공연 <쏭노인 퐁당뎐>
하지만 새로운 공연을 찾는 관객들은 역시 초청작들이 기다려진다. 올해 해외초청작으로는 일본의 놀이연극 한 편과 호주와 한국 단체의 합작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서울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에서 역대 해외초청작 중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일본 놀이연극 <놀이는 즐겁다(Nikkori Pokkariza)>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홍콩, 인도, 캐나다 등 각국의 언어로 공연되며 가는 곳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다. 인기의 비결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창의성 넘치는 표현들이다.

손가락놀이, 마임놀이, 가면놀이, 자바라놀이 등 일본 특유의 섬세함과 치밀함이 창의적 놀이와 만나며 언어가 필요 없는 공연을 선사한다.

합작 공연인 <쏭노인 퐁당뎐(Theatre Nomad_Old Song's Odyssey)>은 축제형 유목연극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대형 야외인형극으로 잘 알려진 호주의 스너프 퍼펫 극단과 우리나라의 공연창작집단 뛰다가 함께하는 이 작품은 '자연'과 '사람', '대형인형'을 소재로 지난해 강원도 화천에서 기묘한 상상력을 자랑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예술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국내초청 부문에 있다. 바로 공연집단 현이 올리는 이다. 제목에서도 추측할 수 있듯이 이 뮤지컬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우리 현실로 옮겨 재해석한 작품이다.

명문대학 진학만이 유일한 목표인 명문고 학생들에게 자신의 꿈을 찾으라고 하는 선생님의 가르침에 열광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성의 틀에 저항하며 새로운 가치관을 추구한다는 내용에서 다소 전형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 점을 극복할 수 있는 건 배우들과 함께 출연하는 전·현직 교육자들의 앙상블이다.

이번 공연에는 2008년 초연 때 출연한 홍승표 한국청소년리더십센터 소장이 다시 출연하고 서울 초·중학교 교사 및 교장 등 5명의 교사가 참여해 딱딱한 계도가 아닌 감성적인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이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