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미스 다이어리'로 30대 여성의 애환을 무리 없이 표현해낸 예지원이 연극 <미드썸머>로 다시 한 번 30대의 삶을 그린다.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을 모티프로 하여 현대극으로 각색한 이 연극은 영국의 현대 극작가 데이빗 그레이그와 작곡가 고든 메킨 타이어가 만들었다. 2009년 초연 당시 공연 3주 동안 전 회 매진 행진을 이어갔으며, 2010년까지 3개 극장으로 무대를 넓혔다. 한국에서는 이번 공연이 첫 회.

작은 침대와 기타, 배우 두 명으로 구성된 작은 무대는 본래 '가볍고 즐거운 저예산' 연극을 만들기 위해 작은 소극장에서 2주간만 공연할 예정으로 기획되었다.

본래 정치극이나 사회 비판적인 극으로 진지한 극작에 몰두했던 데이빗 그레이그의 새로운 시도는 의외의 반향을 불러냈고, 영국에서 한국까지의 긴 여정도 마다하지 않게 했다.

연극 <미드썸머>는 에딘버러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8월의 여름밤을 배경으로, 변호사 '헬레나'와 정체 모를 남자 '밥'의 하룻밤 일탈기를 그렸다. 고급 와인 바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하룻밤의 연인을 자처하게 되는데, 딱 하루의 만남을 꿈꾸던 그들은 다음날 범상치 않은 몰골로 마주치고 만다.

전날 밤의 과음으로 동생의 결혼식을 망치다시피한 헬레나와 거액의 현금을 들고 있는 밥. 이 둘은 값 비싼 와인과 기타를 사서 길거리에서 공연하며 행인들에게 와인과 돈을 나누어준다. 이들 앞에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데.

헬레나 역에 배우 예지원, 밥 역에 배우 서범석, 이석준이 열연한다. 4월 27일부터 6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02)580-130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