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싸름하고 푸릇한 맛. 재수생 다롱과 뇌성마비 형, 청춘의 사랑은 녹차의 맛과 같다. 장폐색증, 뇌성마비, 정년퇴임, 가정의 생계 등의 수식어와 어우러지는 밝은 분위기의 연극은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편협한 시각으로 장애인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보여준다.

연극 <녹차정원>은 장애인의 성욕과 사랑을 그려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 <섹스 볼란티어>의 다소 급진적이었던 시선에서 비켜가, 장애인의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간다.

재수생 '다롱'에게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다롱은 장폐색증 수술로 뇌성마비가 온 형 '영재'의 연애를 돌아보게 된다.

형의 첫 여자 친구를 찾아 주기 위해 자신의 여자 친구 '하루'와 고민하던 다롱은 누나에게 도움을 청하고, 어느 오후 형과 함께 한껏 멋을 내고 외출 준비를 한다. 가족들은 외출한 형의 귀가를 기다리며 기대에 부푸는데.

영재 역을 소화해 내기 위해 한 달 동안 뇌병변 장애인과 합숙을 할 정도의 열의를 보인 배우들과, 국립극단 출신 배우 문영수, 원숙한 연기력을 가진 최영인, 강정윤 등의 캐스팅은 작품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녹차나무와 화단으로 구성된 무대는 가족의 이야기를 더 진솔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5월 5일부터 6월 6일까지. 배우세상 소극장. 02)743-2274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