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서울 연극제 공식 참가작인 연극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가 봄을 맞아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50년의 결혼 생활을 돌아보는 노부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작품의 제목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와 일맥상통한다. 봄에 화려하게 피는 복사꽃은 젊은 날의 사랑을, 복사꽃이 지고 나지막하게 피는 송화 꽃은 노년의 뭉근한 사랑을 말하는 듯하다.

부부와 소통 없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던 아들은 끊임없이 또 다른 자아와 싸운다. 자아와의 소통에 지쳐 타인과의 만남에 실패한 아들은 고향 경주로 찾아가 다시 자신 속으로 숨게 되는데, 그 와중에 할머니의 죽음을 마주친다.

할머니의 죽음을 통해 인연에 대해 돌아보게 된 아들은 50년간 부부로 지낸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살펴보게 된다. 이로써 스스로의 정체성을 되짚어보고, 타인과의 관계를 구축해나가는 아들. 아들의 시선을 통해 그려지는 부부의 인연이 작품의 핵심 주제다.

연극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는 "봄은 삶과 죽음이 만나 다투는 계절"이라고 전하며, 꽃이 피고 새싹이 돋는 봄에 죽음을 맞는 노인들의 상반되는 풍경에서 삶과 죽음, 헤어짐과 만남의 모티프를 얻었다고 밝혔다.

'나'를 중심으로 만들어나가는 인연 속에서, 나와 너는 누구인지, 인연은 어떤 것인지, 이러한 만남은 어떤 우주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잔잔한 연극 속에서 심도 있게 파악한다. 5월 6일부터 5월 8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02)747-3226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