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결혼식 실황 앨범 발매

1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 순수 왕족과 평민의 350년 만의 결합,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비 이후 30년 만에 열린 영국의 왕실 결혼식은 국제적 관심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한동안 이슈를 몰고 다니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은 유명 하객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소소한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BBC는 물론 유튜브와 세계 각국의 방송국이 앞다투어 생중계한 세기의 결혼식. 그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귀로도 들을 수 있게 됐다. 연주뿐 아니라 주례와 결혼 서약까지, 지난 4월 2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된 왕실의 결혼식이 통째로 녹음되어, 데카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다.

음원은 지난 5월 5일에 공개됐고, 곧 CD로도 발매된다. 결혼식 전 과정을 음반으로 제작하기는 영국 왕실 사상 처음이다.

결혼식에서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을 비롯해 현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 조지 6세의 대관식을 위해 작곡된 윌리엄 월튼의 '크라운 임페리얼', 경건하고 아름다운 합창곡으로 유명한 휴버트 페리의 '예루살렘', 결혼식에서 초연된 존 루터의 '디스 이즈 더 데이' 등이 사원에 울려 퍼졌다.

특히, 서른다섯 살의 젊은 작곡가 폴 밀러의 '우비 카리타스(사랑이 있는 곳, 그곳에 신이 있네)'는 케이트 미들턴이 직접 고른 곡으로,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커플이 만나 사랑에 빠진 스코틀랜드의 성 앤드류 대학에서 지난해 초연된 바 있다.

이들 곡의 연주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합창단, 크리스토퍼 워렌 그린이 지휘하는 런던 챔버 오케스트라와 왕실 합창단 등이 했고, 각 합창단의 총감독은 크리스 오도넬이 맡았다. 이번 앨범의 프로듀싱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 음반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클래식 연주자들의 레코딩을 진행한 25년 경력의 베테랑 프로듀서인 애나 베리가 맡았다.

영국 왕실의 모든 결혼식에 같은 곡이 연주된 것은 물론 아니다. 실화를 다룬 영화 <킹스 스피치>를 통해 '말더듬이 왕'으로 알려진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 1세의 결혼식에서는 엘가의 왕실 행진곡과 페리의 신부 행진곡,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 등이 연주됐다.

전통을 깨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아닌, 성 바오로 성당에서 진행된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비의 결혼식. 실황 연주가 LP로 발매되기도 했던 그곳에선 세계적인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가 헨델의 오라토리오 <삼손> 중 '빛나는 천사여'를 노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