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끼의 동명 원작 <밑바닥에서>를 바탕으로 한 연극 <밑바닥에서>가 러시아의 니주니고르도브 고리끼 극장과 모스크바국립드라마예술극장 예르몰로바에 초청되어 관심을 모았다.

니주니고르도브 고리끼 극장은 막심 고리끼의 고향에 설립된 극장이고, 예르몰로바 극장은 85주년 초청작으로 연극 <밑바닥에서>를 초청했다. 대학 연극 동아리부터 사립 극단까지 한 번씩은 거쳐 가는 레퍼토리다 보니, 외국 극단의 연출작으로 오해하기 충분하다.

그러나 이 두 극장에서 초청한 연극은 모두 한국 극단 물결의 <밑바닥에서>다. 러시아 하층민들의 삶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한국의 무대에 올라간 것도 관심을 모을 법한데, 본토의 무대에 올랐다니 그 연출력은 의심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공동주택에 모여 사는 밑바닥 사람들은 '양심이란 돈 많고 여유로운 부자들이 가지는 것'이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한 줄기 빛을 쬐기 위해 자리다툼을 하는 지하 하숙집의 세입자들은 '출구 없는 감옥'의 삶을 사는 현대인의 삶을 대변한다.

그렇게 삶을 버텨내던 그들의 앞에 순례자 '루까'가 찾아온다. 그는 "누구든 제 나름대로 참고 산다"는 말을 건네며 그들을 위로하는데.

연극 <폭풍의 언덕>, <파우스트> 등을 연출했던 송현옥이 극을 지휘하고, 이영한, 신서진, 허부영, 나현민, 하정오, 송아영, 전혜진 등 17명의 배우가 출연, 열연한다. 5월 18일부터 6월 5일까지.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 010-8666-060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