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OY'와 타 장르의 융합은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서 출발하여, 팝핀현준과 국악인의 결혼까지 나아갔다. 더 이상 보여줄 퓨전이 있을까.

비보잉과 뮤지컬의 기본, '흥'이 있다면 가능하다. 세계 비보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3사 공중파를 드나들며 인지도를 쌓은 비보이 팀이라면,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3막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기대 이상으로 동화적이다. 춤에만 집중한 '비보잉 연극'에서 탈피하겠다는 시도다. 각 막을 구성하는 무대 장치도 춤 공연과 극을 받쳐주는 데 무리가 없고, 비보이들의 실력은 두말 하면 잔소리.

1막의 소제목은 '인형 극장'으로, 인적 드문 시골 골목의 인형 가게를 배경으로 인형사와 인형의 만남을 극화했다. 인형사와 인형은 환상의 콤비로, 마을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펼치며 흥을 돋운다.

그러나 이 극장에 한 마법사가 나타나면서, 분위기는 곧 다른 방향으로 반전된다. 2막의 소제목은 '인형과 소녀'. 1막과 마찬가지로 동화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인형 극장에서 품을 추던 인형은 항상 빨간 모자를 쓰고 공연을 관람하는 소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소녀와 인형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3막에서는 마법사가 전면에 등장,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다.

2011년 5월 5일부터 2012년 5월 4일까지로, 기한은 넉넉하다. 대한생명 63아트홀. 1661-1063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