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Revolution 210-1675'
서울의 밤은 욕망의 투사다. 넘치는 빛은 휘청거리는 모든 도시인들에게 부담스러운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어디에서도 흐려질 수 없는 형체는 힘에 부친다.

따라서 도시의 밤은 수많은 포즈의 연속이고, 우리의 눈은 카메라가 되어 그 'pause'를 좇는다. 흔들리는 피사체는 그 멈춤의 명령 앞에 패배자 같다. 그러나 <마음혁명> 전의 사진은 모조리 흔들렸다. 피사체가 흔들린 것인지, 찍는 사람이 흔들린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사방으로 흩어진 피사체의 선들은 그 형태를 겨우 유지하여, 보고 있으나 무엇인지 모르게 만든다.

따라서, 그의 기법에 의해 '서울의 밤'은 다시 풀이된다. 서울의 밤은 종교의 진중함을 닮았고, 흔들림으로 소통하며, 나아가 상상의 배경이 된다. 평론가 김진하는 이 흔들리는 사진이 '마음의 틈'을 연다고 표현하며, '틈 사이에서 작가와 사진에 대한 깊은 사유'를 발견한다.

작가는 기존의 '또렷한 사진' 기법에서 탈피하여 흐릿한 잔상을 남김으로써 사진이 줄 수 있는 이미지를 무한대로 전복시키고, 작가의 움직임이 그대로 녹아있는 이미지는 관람객에게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자크 데리다는 '카메라 셔터가 터지는 순간 우리는 우리가 보지 못한 그 순간을 찍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보지 못한 순간들, 의도치 않은 우연들이 모여 그러나 우리에게 인연처럼 다가오는 <마음혁명> 전은 5월 11일부터 5월 24일까지 나무화랑에서 만날 수 있다. 02)722-776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