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서울 연극제 출품작이었던 연극 '2g의 아킬레스건'이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젊은 작가 김원태와 원숙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연출가 박재완의 만남으로, 창작 연극의 새로운 레퍼토리로 기대되는 작품. 극은 노인 순택의 과거 회상을 토대로 전개된다.

이제 여든의 나이에 가까워진 순택은 무대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쏟아낸다. 그러나 연극은 기억의 회상을 순순히 따라가지 않고, 단편적인 이미지의 유희만을 보여준다.

기억은 파편화되고, 시간의 순차적 흐름과 현재의 논리가 서로 교차점 없이 지나쳐가면서 상충되며, 이는 다시 교차점을 만들어 충돌하게 한다. 작가는 '몽환'을 작품의 전반적 분위기로 내세운다. 그래서 현실의 세계를 가감 없이 보여주지만 또한 꿈의 세계처럼 모호하다.

아버지의 독백에 이어 어머니의 한으로 마감되는 연극은 과거의 레퍼토리를 연상시키지만, '삶은 우리에게 즐거운 추억거리만 선사하지 않는다'는 연극의 주제는 우리의 고개를 다시 한 번 끄덕이게 한다.

삶의 어두운 풍경을 연속적으로 제시하면서도 낭만을 이야기하는 연극 '2g의 아킬레스건'. 삶과 낭만을 어떤 고리로 묶어나갈까. 5월 25일부터 6월 12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02)3673-5521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