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실·박소연 2인전 'Green & Blue'전'사진 같은 그림, 그림 같은 사진'으로 자연의 소중함 일깨워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법한 일이다. 나름 그 해결책을 찾기도 하겠지만 인간의 본질적인 고독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다. 예술이 일상인 작가에게도 이러한 문제는 버겁다. 그러다 우연히, 또는 운좋게 도(道)를 깨닫듯 ‘길’을 찾는 경우가 있다.
박성실 화가와 박소연 사진작가는 지난한 시간 끝에 그러한 ‘길’을 발견했다. ‘자연’이다. 두 작가는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갤러리에서 6월 1일 각자의 길에서 얻은 자연의 소중한 가치를
박성실 작가는 대학과 대학원(홍익대)을 나와 영국에서 석·박사 과정을 하는 동안 추상화에 전념하다 ‘자연’을 만나면서 새 장르로 나아갔다. 일종의 데쟈부 경험 때문이다.
“영국의 큐가든에서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호수 위에 길을 만들었어요. 순간 어린시절 무주구천동의 풍경이 떠오르면서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어요.”
자연과의 대화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작품화되는 것이다. 그러한 자연은 국경, 인종, 신분을 뛰어넘으며 무한한 은혜를 배푼다. 이번 전시는 박 작가의 물아일여(物我一如)의 자연에 초대, 내면의 깊은 성찰에 귀기울이게 한다.
박소연 작가는 현재 비핸즈 대표인 기업인으로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접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 그의 독백처럼 스스로의 존재를 찾아보겠다는 아우성을 지나 이제 당당한 작가로 작품을 통해 다른 이들도 자신을 뒤돌아보며 그들의 오늘과 내일을 빛낼 수 있게 한다.
그가 카메라로 마주하는 세상은 자연이다. 무한한 깊이를 지닌 시간, 다양한 빛을 함축한, 인생의 동반자이자 스승인. 그의 카메라에 담기는 자연은 감성과 일상에 감동과 변화를 주는 것들이다.
특히 그는 자연이 전하는 빛과 색에 주목한다. 시간에 따라, 환경에 따라 달라지며 그의 심상을 물들이는 빛과 색은 삶의 또다른 분신이다.
그러고 보면 박성실·박소연 작가의 작품은 꽤 닮았다. 전시 부제 ‘사진 같은 그림, 그림 같은 사진’은 전시 외양 때문만은 아닐 듯 싶다.
삶에서 자연과 공존하고 소통하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느낄 수 있고, 아름다운 일상을 공유하게 하는 전시는 6월 14일까지 계속된다. 02)734-7555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