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전환된 이미지V' 전이 중점적으로 다뤄왔던 사진 작업뿐 아니라 회화,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만날 수 있다.
이미지의 모사이자 시작이 될 수 있는 미술이 단순한 복제를 넘어 새로움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접근이 요구된다. 색다른 접근을 통해 모사는 본래와 다른 의미를 창조하거나 본래의 이미지를 거부한다.
작가 변남석의 'Balancing'은 위태롭게 포개진 돌 조각과 제목이 상반되고, 뒤에 보이는 이순신 동상과 필연적으로 비교되는 작은 돌탑의 이미지가 농담을 던지는 듯하다. 작가 최원진의 'vegetables' 연작은 '야채'에서 예상할 수 있는 신선함, 푸릇함의 색을 빼고, 흑백 촬영을 택했다.
흑백의 틀 안에서 사진 속 야채들은 앵글에 따라 웅장해 보이거나 낯설어 보인다. 작은 이미지들을 모아 커다란 초상화를 만드는 작업을 이어온 작가 김동유의 작업은 인물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해체하는 방식을 동시에 취한다. 이에 대해 갤러리 룩스의 큐레이터 박혜림은 '판타지적 초상'이라고 표현했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