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프렌드에서 베스트 프렌드를 떠올렸다면 연극의 주제를 잘 파악한 것이고, 보이 프렌드를 떠올렸다면 그것도 모자라지 않는다. 'befriend', '친구가 되다'를 염두에 둔 제목이지만, 갈팡질팡하는 네 남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B'의 의미는 수차례 바뀐다.

극과 극의 여주인공들, 은우와 채이의 동거 생활을 배경으로 남자주인공 지훈과 재민이 가세한다.

언제나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채이는 배우 지망생으로, 쓰는 작품마다 고배를 마시지만 끊임없이 작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은우와 함께 살게 된다. 머리하랴, 화장하랴, 옷 맞춰 입으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외출 준비를 하는 채이와 아침에 일어나 대강 세수만 하고 나가는 은우의 성격이 맞을 리 만무하다.

이들의 불협화음은 날로 커지고, 이 와중에 인기 가수였다가 추락, 9년간 백수로 사는 지훈과 고3 수험생 재민이 뭉치면서 갈등은 극대화된다.

젊은 감각의 뮤지컬답게 밴드가 실시간으로 음악을 연주하고, 배우들은 자신의 생각을 발랄하게 노래한다. 은우 역에 배우 하세진, 채이 역에 배우 박민정, 지훈 역에 배우 이민수, 재민 역에 배우 차수빈이 출연한다. 5월 매주 화, 수 공연에 한해 만원에 관람할 수 있다. 불협화음으로 출발한 이들, 어떤 하모니를 만들어낼까.

4월 8일부터 6월 30일까지. 물빛극장 (구. 행복한 극장) 02)6436-9982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