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극작가, 배우의 삶을 동시에 살았던 레오너드 멜피 원작의 연극 <새장>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미국의 연출가 톰 오르건에 의해 처음으로 관객 앞에 섰던 연극 <새장>은 국내에는 연극 <작은새> 등의 제목으로 각색 공연된바 있다.

서브타이틀은 '당신을 위한 심리치유극'. 어떤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길이 있다. 깊이 공감해주거나, 상처 입은 자의 자화상이 되는 것. 연극 <새장>은 후자를 택했다.

발렌타인데이를 하루 앞둔 2월 13일, 말 많은 여자 벨라와 작가인 프랭키가 만난다. 모르는 사람으로 만났지만 밤을 새워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둘. 언뜻 서로 마음이 통한 듯 보이지만 벨라와 프랭키의 속마음은 겉과 다르다.

끝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싶어하는 벨라와 벨라를 유혹할 생각에 사로잡힌 프랭키. 목적이 다른 두 남녀는 끝나지 않는 수평선 대화를 이어가는데.

간단한 무대에서 두 명의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는 밀도 높고, 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프랭키와 주관적으로 상황을 해석하는 벨라의 모습은 우리의 자화상 같다.

둘의 대화는 어떤 모습으로 끝날 지, 둘의 대화로 우리가 치유될 수 있을지. 연극 <관객모독>의 배우 한재혁과 연극 <로베르토 쥬코>의 배우 박현진이 로맨틱한 앙상블을 보여준다.

6월 16일부터 8월 31일까지. 대학로 노을소극장. 02)742-7611~2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