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여자 아이돌을 향한 중년 남성들의 사랑은 이제 더 이상 '로리타 컴플랙스'등의 섹슈얼한 단어로만 묶이지는 않는다.

어딘지 이름부터 귀여운 '삼촌팬'들은 아이돌 동년배 팬층과 엇비슷한 충성도를 자랑하면서 경제력까지 갖춘 능력자들. 일찌감치 팬 층을 마니아, 오타쿠 등의 층위로 세밀하게 나누었던 일본에 '삼촌팬'이 없다면 서운할 터.

아이돌 '키사라기 미키짱'을 사랑하는 다섯 명의 아저씨 오타쿠들이 주인공인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은 2003년 연극으로 초연된 후 2007년 영화로 제작되었던 흥행작.

'닉네임-이에모토'는 아이돌 키사라기 미키짱의 1주기를 맞아 미키짱의 팬 네 명을 모은다. '닉네임-키무라 타쿠요', '닉네임-스네이크', '닉네임-야스오', '닉네임-딸기소녀'가 그들.

이렇게 모인 다섯은 미키짱과의 추억을 되살리며 각자의 사랑을 인증하려 애쓴다. 1년전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미키짱. 그러나 다섯 명의 이야기를 맞춰가던 중, 미키짱이 자살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일본 연극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 연출자 이해제가 지휘하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배우 김남진, 박정민이 출연, 열연한다. 다섯 '삼촌팬'의 톡톡 튀는 캐릭터와 키사라기 미키짱의 죽음이 어우러져 만드는 하나의 블랙 코메디. "키사라기 미키짱, 우리만 사랑해!"라고 외치는 그들.

그 사랑, 어떻게 끝날까. 6월 9일부터 8월 7일까지. 컬쳐스페이스 엔유. 02)501-7888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