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컬 프론티어 시리즈이윤정 오보에, 곽정선 바순, 이석준 호른 연주 차례로 무대에

이윤정(오보에), 곽정선(바순), 이석준(호른) 왼쪽부터
찬란하게 빛나는 금속과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깎아 만든 목관악기. 재료는 달라도 이들 목관악기가 뿜어내는 소리는 하나같이 따스하다.

작지 않은 몸집에, 수많은 키(건반)가 늘어서 있어 좀체 다루기 어려운 목관악기는, 입술 모양과 위치, 폐활량의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소리조차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다.

현악기보다는 대중과의 심리적 거리감까지 있어, 독주회에서는 자주 보기 어려운 목관악기를 재발견하는 무대가 열린다. 금호아트홀의 클래시컬 프론티어 시리즈로, 오는 6월 9일부터 23일까지 한국 관악계의 중견 연주자 3인이 차례로 금호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가 음을 조율하는 시간, 기준이 되는 음을 내는 악기는 의외로 오보에다. 온도나 습도에 따른 음색의 변화가 가장 적은 악기라는 것이 그 이유다. '음이 높은 나무피리'라는 뜻의 오보에는 가장 오래된 목관악기이기도 하다. 바흐와 헨델의 협주곡과 실내악곡에 많이 쓰여 바로크 시대에 전성기를 누렸다.

6월 9일, 오보에를 재조명할 연주자는 이윤정이다.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에 소외당했던 오보에를 다시금 주목했던 20세기 작곡가들의 작품이 주로 연주된다. 생상의 후기 곡부터 외젠 보자, 장 프랑세, 장 미쉘 다마즈 등 프랑스 작곡가에 초점을 맞춘다.

목관악기 중 가장 낮은 음역을 가진 바순 역시 오보에처럼 바로크 시대에 많이 쓰였다. 비발디는 바순 콘체르토만 30여 곡을 작곡했을 정도다. 베토벤 역시 실내악이나 관현악곡 솔로로 바순을 많이 사용했지만 정작 독주곡은 매우 적다.

1996년 서울시향의 최연소 바순수석으로 입단한 곽정선이 오는 16일, 바순이 가진 음색의 매력을 한껏 드러낸다. 호세 세키에라, 제임스 워터슨을 비롯한 잘 알려지지 않은 20세기의 작곡가들의 작품을 들려준다. 독주 중간에 서울시향의 각 악기의 수석과 부수석이 나와 실내악 편성 곡도 함께 연주한다.

둥글게 말린 모양새만큼이나 음색이 부드러운 호른의 연주는 23일, 호르니스트 이석준의 연주로 만날 수 있다. 오케스트라나 실내악에서 호른은 다른 목관악기의 빈틈을 채워줄 만큼 풍부한 음색과 어느 악기와도 잘 어우러지는 나긋한 중간 음역이 매력이다.

하지만 사냥 때 사용하던 나팔에서 발전한 악기인 덕에 호방한 면도 가지고 있다. 이 모든 음색을 담아낼 이석준은 무반주 호른을 위해 편곡된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비롯한 바로크 레퍼토리부터 글라주노프에 이르는 20세기 작품까지 아우른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