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신화의 환웅이 복제 인간을 위해 연구에 몰두한다. 이 생경한 접목을 당황스러워 할 새도 없이, 연극은 진지하게 묻는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누구를 위한 문이 열리기를 바라는 걸까." 아직 뜨악하다면, 연극의 줄거리를 잘 따라오자.

환웅은 새로운 시대와 완전한 행복을 가져다 줄 지도자를 복제 생성하기 위해, 조력자 X와 함께 지하 연구실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는 이제 막바지. 연구가 성공하면, 환웅은 다시 지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어느 날, 그들의 연구실에 복면을 쓴 호녀와 웅녀가 급습한다. 은행을 털다 도주하던 중 그들의 연구실을 발견한 것.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 속에, 호녀와 웅녀는 환웅의 연구 주제를 알게 되는데. 엎치락뒤치락 하는 갈등 속에서 연구의 목적은 점점 더 모호해져간다.

줄거리의 낯섦과 부조리가 연극의 핵심 주제와 꼭 맞닿기에, 물 흐르듯 이어지지 않는다고 꺼릴 이유는 없다. 빠른 전개의 이야기를 숨 가쁘게 따라가다 보면, 사회의 '부조리', '개인의 목소리' 등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할 수 있다.

극작가 김수미는 "시대의 고민을 보편적으로 창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6월 12일부터 6월 1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02)762-001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