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2007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HAVEN.EARTH.HUMAN' 전에 작품을 소개했던 벨기에의 작가 바스켄 막디키안이 'ILLUSION' 전으로 돌아온다. 국내 첫 개인전.

스스로 '하이퍼 리얼리즘(극사실주의)'을 표방한다는 작가의 말과 다르게, 표현은 전시 제목 'ILLUSION'에 가깝다. 흩뿌려진 물감 표현과 구겨진 비닐을 얹은 캔버스는 다분히 추상적이다. 어떻게 추상화가 '하이퍼 리얼리즘'으로 흘러갈 수 있을까.

작가는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의 허구성을 지적한다. 우리의 눈이 볼 수 있는 상보다 더 나아가, 사물의 질감이나 세밀한 픽셀을 직시한다면 진실에 한층 다가갈 수 있다고. 따라서 눈에 보이지 않는 상을 볼 수 있게 극대화하여 질감을 표현한 작업은 진정한 '하이퍼 리얼리즘'이다.

작가 바스켄 막디키안은 이에 대해 "포토리얼리즘과는 반대의 접근방식으로, 이미지보다는 재료자체에 중점을 둔다. (중략) 확대, 흐릿함, 픽셀화하기, 색의 세튜레이션(saturation; 색의 포화, 선명함) 등의 시각적 효과를 탐구한다."고 밝혔다.

형태를 보여주지 않는 탓에, 작업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것은 색의 이미지다. 비등비등한 형태의 시리즈에서 각기 다른 감각을 느끼는 것은 그 형태의 차이도 물론 있겠지만, 색의 조화가 만드는 이미지의 덕이 더 크다. 큐레이터 이민영은 바스켄 막디키안의 색체에 대해 "순수한 내적, 정신적 감정을 자아낸다"고 평했다.

극 사실주의와 환상의 만남, 기막힌 접합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는 6월 10일부터 7월 2일까지 갤러리 포월스에서 열린다. 02)545-8571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