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동욱 개인전 '천지인'서예ㆍ미술 넘나들며 동양적 우주관 바탕 다채로운 작품들

서예와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는 송동옥 작가의 <천지인>전이 경기도 양평 갤러리 와(瓦)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천지인(天地人)'이라는 제목이 함의하듯 그의 예술세계를 관통하는 사상과 그가 지향하는 예술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송 작가는 서예가이자 화가다. 당대 명필 송성용, 박원규 선생을 사사한 주목받는 서예가이면서 서예를 토대로 현대와 전통,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폭넓은 작품세계를 보여 온 드문 화가다. 그의 서화 중심에는 동양적 세계관이 자리한다. 서예를 배우면서 받은 가르침에다 대학원(성균관대)에서 유학을 전공한 덕이 크다.

그는 서예란 참된 심의가 빚어내는 조형예술이며 훌륭한 서예작품에는 시와 그림의 영역이 함께 공존한다고 말한다. 그가 서예를 근간으로 수복기원과 음양오행의 여러 형상들을 담아낸 종이부조 작품과 현장성을 살린 서예 퍼포먼스까지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배경이다.

이번 전시는 동양적 우주관과 이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다채롭다. 원과 사각형의 부조로 형상을 이룬 '우주', , 붓의 획이 돋보이는 , 글자와 부조가 어우러진 '복(福)', 푸른 물과 사신도의 현무를 떠올리는 '남현(藍玄)' 등등.

'얼굴'
과거 동양인들은 하늘을 원형의 둥근 곡면, 땅을 방형의 네모진 평면으로 여겼다. 또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기본적으로 천지(天地)라는 자연으로부터 생성됐고, 천지자연에 의해 생성된 형상체가 방원(方圓)이라는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천지의 음양활동이 방원의 생명현상으로 나타난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세계관은 근본적으로 자연과 인간이 하나라고 여기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이나 모든 것은 자연을 본받고 있다는 도법자연(道法自然)의 사유에 기인한다.

이렇듯 천원지방은 생명 활동의 근원이자 예술창작의 뿌리였다. 송 작가의 예술세계가 끊임없는 방원의 조형 활동으로 귀결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천원지방의 생태적 사유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는 '진정한 예술'에 대해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의 덕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실천의 행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심신을 정화하는 것이야말로 예술이 추구하는 진정한 심화라는 생각이다.

송 작가는 동양 서화의 기본인 먹의 색을 현색(玄色)으로 풀이한다. 현(玄)은 하늘을 상징하며 나와 남의 구별이 없는 세계라는 것이다. 작품을 통해 감상자와 하나가 되는 현(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송 작가의 심의가 담긴 전시는 6월 30일까지 계속된다. 031-771-5454.

'하늘'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