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reeting man'
천 개의 '인사하는 사람' 오브제가 일렬로 늘어서 있는 방에 들어가면, 무조건 반사로 인사를 해야 온당할 것 같다.

손을 들어 가볍게 인사하는 사람 천 명이더라도 '안녕'이 튀어나올 법한데 15도로 인사하고 있는 천 명이다.

내가 누구든, 어디에 살든, 어떤 말을 하든지 일단 '안녕하신지'가 궁금해 보이는 이들 역시 개인적 특수성이 결여됐다. 그들은 그저 '인사하는 사람'으로 거기 서 있다.

이 반복적이고 동일한 행위들은 오브제를 감상하는 유대를 넘어 같은 공간에서 같은 행위를 했다는 의미로 확장된다. 관람객들은 인사를 통해 작품과 이어진다.

천 개의 오브제들에 개별 번호를 붙여 관람객들에게 판매하는 일 역시 모두의 유대감을 공고히 한다. '인사하는 사람' 판매 수익금이 또 다른 '인사하는 사람'을 낳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 판매된 1000개의 인사하는 사람의 수익금으로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에 큰 그리팅 맨이 세워진다.

작가는 "전 세계의 분쟁 지역이나 오지, 그리고 도시의 빈민가 등 소외된 지역, 역사적이거나 개인적이지만 의미 있는 장소나 인류에게 공헌한 인물이 살았던 곳"에 천 명의 '인사하는 사람'을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시는 6월 22일부터 8월 31일까지 갤러리 스케이프에서 열리고, 커다란 '그리팅 맨'들은 경기도 미술관과 헤이리 스페이스 상상에서 만나볼 수 있다. 02)747-4675,467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