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을 넘나드는 작가 중 단연 독보적인 경력을 지닌 작가 정의신이 연극 <아시안스위트>로 한국 무대의 문을 두드린다.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겨울 선인장> 등으로 재일교포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풀어냈던 그가 이번에는 스스로의 이야기를 들고 돌아왔다. 작가 자신의 경험과 인생관,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난 연극 <아시안스위트>는 주인공 치요코 역을 맡아 열연하던 배우 고 김구미자를 위한 헌정 연극이기도 하다.

옛 연인 아사다와 함께 양복점을 운영하는 치요코는 재혼한 엄마 미쓰코와 공장에 다니는 남동생 시로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는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돌봐준 누나 치요코에 대한 애착을 보이며 엄마 미쓰코를 미워하는 시로. 아사다와 치요코의 연애를 탐탁치 않아하는 미쓰코와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로의 갈등으로 골은 더욱 깊어진다.

사실 아사다는 전처와의 관계가 끝나지 않은 상태. 결국 치요코는 아사다와 미쓰코, 시로에 대한 서운함을 폭발시키고, 이들은 치요코에게 사과한다. 저마다의 사랑을 찾아 떠난 가족들, 행복해질 수 있을까.

작가 정의신은 "힘든 날도 있겠지만, 그래도 역시 난 이렇게 살아갈 거야. 악착같이 살아갈 거야"라고 말하며 삶의 힘든 순간들보다 '삶 자체의 무게'에 중심을 둔다. 삶에서 느끼는 슬픔과 고통은 살아가는 것 자체에 비하면 한없이 가볍다는 것. 이는 어쩌면, 한국과 일본 사이 경계인으로 태어난 작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6월 30일부터 7월 1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02)765-888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