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의 사나이'
피카소, 달리, 미로, 칠리다, 타피에스. 피카소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유명하고, 살바도르 달리와 호안 미로는 초현실주의 화풍으로 알려져 있다.

에두아르도 칠리다는 추상 조각으로, 안토니 타피에스는 초현실주의 및 앵포르멜 미술 작업을 했다. 작가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초현실주의 작가 회화 회고전'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들이 묶인 지점, 판화란다.

19세기에서 20세기까지, 유럽과 북미 작가들은 판화에 열중했다. 현대의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회화 작품이 많지만, 당시 그들의 이름을 널리 알려준 것은 판화였다.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떨어진다고 여겼던 판화는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작가들의 선택을 받았다.

따라서 판화는 당시 첨단 기술인 인쇄술과 전문 판화 기술공, 미술 작가의 '콜라보레이션' 이었던 셈. 판화라고 하면 흑백의 뭉툭하고 단순한 작품이 먼저 생각난다면 판화에 대한 오해다.

세계의 미술 경향을 이끈 거장들답게 섬세하게 다듬어진 선과 풍부한 색채를 지녔다. 피카소의 작품 등은 누군가 딱히 '판화'라고 짚어주지 않는다면 회화로 오해할 만큼 세밀하다.

스페인 거장들의 작업과 당시의 작업 환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판화 작업만을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갤러리 아르떼 10의 관장 페르난도 디에즈의 애장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7월 1일부터 31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 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02)726-4428



이인선 기자 kelly@hk.co.kr